[여의도풍향계] 與 용산역, 野 서울역…귀성인사의 정치학<br />[명품리포트 맥]<br /><br />올해 설 연휴는 4·15 총선을 앞둔 마지막 명절인터라 여야 모두 그 어느 해보다 귀성 인사에 특별한 공을 들였습니다.<br /><br />흩어졌던 가족과 친척들이 한데 모이는 설 밥상머리 대화가 총선의 1차 승부처로 꼽히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이해찬 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설 연휴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용산역으로 총출동했습니다.<br /><br />호남선·전라선의 출발역인 용산역에서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확실하게 붙잡겠다는 생각.<br /><br />총선이 코 앞인 만큼 우선 '집토끼'부터 잡겠다는 전략인데,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귀성 인사에 함께 나섰습니다.<br /><br />적지 않은 사람들이 반갑게 손을 잡아주지만, 꼭 그런 건 만도 아닙니다.<br /><br />이번에는 이해찬 대표가 설화를 빚어 성난 유권자가 많았습니다.<br /><br /> "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장애인 비하 발언 사과하라."<br /><br />이 대표가 며칠 전 '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'라고 말한 것에 항의하러 나온 사람들입니다.<br /><br />고성과 구호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서 이 대표는 말을 삼가며 귀성객에게 손만 흔들었습니다.<br /><br />이 대표가 이미 기자회견까지 열어 3번이나 사과했지만, 이낙연 전 총리도 나서 고개를 숙였습니다.<br /><br /> "본인도 여러 차례 사과를 드린 것으로 압니다만 저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. 앞으로 누구든 국민의 아픔에 대해서 훨씬 더 민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"<br /><br />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발걸음은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역으로 향했습니다.<br /><br />경부선이 출발하는 서울역은 영남이 고향인 귀성객이 붐비는 곳입니다.<br /><br />한국당과 영남 표심 경쟁을 벌이는 새로운보수당도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습니다.<br /><br />귀성객들과 인사를 나눈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는 데 주력했습니다.<br /><br /> "귀향길에 (오른)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러 나왔습니다. 경제는 어렵고 민생은 힘들지만, 희망을 가지고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보내드렸습니다."<br /><br />새보수당 지도부는 눈에 잘 띄는 흰색 점퍼를 맞춰 입고 나와 새롭게 출발하는 개혁보수 진영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습니다.<br /><br /> "올해는 우리 새로운보수당이 대한민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. 우리 국민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게 만들어놓겠습니다."<br /><br />영남권의 이번 설 밥상머리 화두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을 주축으로 한 보수통합 성사 여부입니다.<br /><br />한국당과 새보수당 지도부는 서울역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도 있었지만, 끝내 그런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한국당 일행이 3층 대합실에서 1층 플랫폼으로 내려가던 시각, 새보수당 일행은 플랫폼에서 귀성 인사를 마치고 3층 대합실로 올라가면서 서로의 발걸음은 엇갈렸습니다.<br /><br />새누리당 출신들이 떠난 뒤 호남계 의원들만 남은 바른미래당 역시 용산역이 설 민심잡기 행보의 출발점입니다.<br /><br />임시로 카페를 차려놓고 호남 귀성객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차를 대접했습니다.<br /><br />호남 기반의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도 귀성 인사에 합세하면서 용산역은 정치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.<br /><br />작년 설 귀성객 인사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호소했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.<br /><br />올해는 자신들이 앞장 선 덕분에 선거법이 개정됐다고 자랑했습니다.<br /><br /> "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앞으로 우리나라는 다당제에 의한 연합정치가 시작될 것입니다. 바른미래당이 주도했습니다."<br /><br />지난해 분당 사태를 겪었던 대안신당과 평화당은 용산역에서 각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호남을 무대로 한 '제3지대 통합'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.<br /><br />특히 플랫폼에서 마주친 양당 대표는 웃음 속에 덕담까지 주고 받으며 통합의 불씨를 당기는 모습.<br /><br /> "합동으로 인사를 해요? 차 내려가는 거 없는가?"<br /><br /> "명절 이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함께 만나겠습니다. 고맙습니다."<br /><br />이번 호남 선거에서 양당 모두 후보를 낸다면 민주당에 패배할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서로에게 통합은 절실할 수밖에 없습니다.<br /><br />이념정당 색채가 가장 짙은 정의당이 선택한 곳은 서울역이었습니다.<br /><br />딱히 정치적 텃밭이라 할 만한 지역이 없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제일 많은 곳을 택한 겁니다.<br /><br /> "정의당이 (총선에서) 몇석을 얻느냐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."<br /><br />이념이나 정책 대결이 아니라 출신 지역으로 편 가르기를 하는 지역주의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.<br /><br />그러나 여의도 정치는 여전히 구태의 늪에 빠져 한 걸음도 밖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지역주의 정치의 끝단은 과연 언제일까요?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